오늘은 프렙 시간에 일기를 쓰고 있다. 원래 지금 쓰려고 하긴 했지만 나중에 프렙이 끝나고 학교에서 자주 수업에 늦은 애들이 디텐션을 여기서 받기 때문에 프렙룸을 쓸 수가 없다. 어쨌든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보자면, 6시 30분에 일어났을 때 어차피 샤워도 안 할 거고 옷도 갈아입을 필요가 없어서 타이머를 맞춰두고 다시 잤다. 요즘에 잠을 잘 못 자서 그런지 어제저녁에도 엄청 졸려서 빨리 잤는데도 오늘 아침이랑 학교 중에도 계속 졸렸다. 어쨌든 1층에 내려가서 폼 2 애들이 있는지 봤는데, 애들이 웬일로 먼저 갔는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외롭게 MPH에 갔다. 곧 성준이 형이랑 두겸이 형도 오고 니키도 왔다. 오늘은 선생님 눈에 조금 띄었으면 했는데, 선생님은 이미 마음을 다 정한 것 같았다. 우리 선생님은 PE 선생님이 아니라 농구 코치였는데, 그렇게 신뢰가 가진 않았지만 믿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처음에 3명이랑 4명이서 패스를 하면서 뛰는 연습을 하고 경기를 했는데, 애들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선생님이 기초인 자기 존에 대해서 알려줬다. 그냥 효율적으로 방어를 하는 방법이었다.
농구가 끝나고 밥을 먹으러 갔다.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맛있는 치킨이 나왔다. 짜지 않아서 그렇지 겉으로 보면 거의 KFC 치킨 같이 생겼었다. 어쨌든 그걸 맛있게 먹고 다시 돌아와서 빨리 샤워를 하고 미술 수업에 가는 길에 우리 하우스 앞에 사는 어르신 고양이랑 놀아줬다. 오늘은 저번에 그리던 컵을 하나 더 그렸는데, 사실 그냥 애들이랑 수다만 떨었다. 선생님은 착하고 잘 가르치시는데 나는 그냥 미술이라는 과목 자체가 싫다. 그다음 중국어 수업에서는 또 음식에 대해서 배웠다. 두겸이 형도 중국어를 한댔는데,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빨리 중국어를 더 배워서 중국인이랑 쉽게 대화가 되면 좋겠다. 누나는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더 오래 배울거니까 누나를 뛰어넘는 실력이 되는 걸 목표로 해야겠다.
쉬는 시간에는 지원이 형이랑 두겸이 형이 나키아에 와서 컵라면을 조금 팔았다. 배가 고팠는지 그냥 바로 먹었다. 역사 수업에서는 내가 옛날에 WHY만화책에서 봤던 독일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배웠다. 근데 역사는 어느 학교에서나 프린트물을 너무 많이 줘서 조금 불편한 것 같다. 말레이 수업에서는 처음에 그냥 선생님이랑 수다를 떨었다. 이 선생님의 좋은 점은 어차피 우리가 IGCSE 말레이를 안할 걸 알아서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거다. 물론 IGCSE 학생들한테도 이러면 좀 문제가 되겠지만 난 상관없다. 그리고 나머지 30분은 저번에 하던 발표를 했는데, 선생님이 늙으셔서 그런지 누가 발표를 안 했는지 까먹으셨다.
오늘 점심은 아주 맛있는 파스타가 나왔다. 그리고 치즈도 있어서 왕창 뿌려서 먹었다. 그다음 타이거랑 아크에 공부를 하러 갔다. 오늘도 방이 꽉 차서 테이블에서 공부를 했다. 타이거가 수학 문제를 풀고 나한테 보여줘서 내가 기겁을 했는데 타이거가 나한테밖에 말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가 없다 그랬다. 타이거는 나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뭐 나도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있으면 좋다. 아마 우리는 둘 다 I라서 같이 뭉치는 것 같다. 타이거는 I 중에서도 극 I이다.
오늘 폼타임은 또 IGCSE 과목에 관련해서 뭔 얘기를 했는데 뭐 별로 유익한 정보는 없었다. 그다음 수학 시간에는 선생님이 다다음주에 시험이 있다고 해서 준비를 하라고 해서 지원이 형이랑 그냥 놀았다. 학교가 끝난 후에는 하우스에 돌아와서 바로 공부를 했다. 피아노를 먼저 조금 치긴 했다. 이제 샹젤리제도 다 칠 수 있긴 하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익히진 못해서 조금씩 멈추긴 해야하지만.. 그리고 유튜브에서 피아노 악보를 보여주면서 피아노를 치는 유튜버가 있길래 피아노를 치는 3분 동안 계속 스크린샷을 찍어서 다 악보 부분만 잘라서 다 하나로 붙였다. 곡은 겨울왕국에 나온 OST인데, 누나가 이걸 좋아해서 빨리 익힌 다음에 한국에 있는 할머니 피아노에서 이걸 쳐줄 생각이다. 오늘은 수학 공부를 했다. 1.3까지 노트를 적었는데, 생각보다 과학보다 공부하는 맛이 더 났다. 글씨도 좀 쓰고 그라프랑 식을 적으니까 아주 그럴듯해 보였다.
5시 20분에 잉춘이랑 오디토리움에 가서 저번에 미역국을 준 한국인 이모를 만나서 또 먹을 걸 받았다. 떡볶이랑 빵이 있었는데, 누나에 의하면 떡볶이가 아주 맛있다고 한다. 나는 일단 냉장고에 넣고 프렙이 끝나고 먹기 위해 아껴뒀다.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왜냐면 나는 지금 굉장히 배고프긴 때문이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지원이 형이랑 조금 나눠먹기로 했다. 그다음에 잉춘이랑 밖에 뛰러 갔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어제 컨디션이 좋았던 건지 조금밖에 안 달렸는데 너무 힘들었다. 어제보다 한 2분 정도 시간이 줄긴 했지만 너무 많이 멈추고 쉬었다. 타이거는 우리가 10분 이상을 걸려서 뛰는 2바퀴를 5분 안에 돈다는데, 어떻게 그러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일은 조금 느리게 가면서 멈추지 않는 걸 목표로 하고 달려야겠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학교에서 처음 본 몸집이 조금 작은 고양이를 새로 발견했다. 저녁은 성민이 형이랑 같이 먹었는데, 이 형은 그냥 말하는 걸 듣기만 해도 너무 웃겼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인데, 이 형은 한국인이지만 베트남에서 11년을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베트남어를 엄청 잘한다. 그다음에 잉춘이랑 농구를 하러 갔다. 농구도 하다가 두겸이 형이랑 배구도 했다. 그리고 앨빈이 형한테 AIMS B팀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더니 앨빈이 형이 나는 잘하니까 매일 연습만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저녁을 먹고 연습을 조금씩 해야겠다. 그리고 점프력을 높이는 운동도 해서 내 키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농구를 하려고 한다. 이따가 지원이 형이랑 떡볶이를 먹을 건데 또 애들이 개미처럼 몰려들어서 물어뜯을 것 같다. 내일은 오후에 셴리가 있는데, 귀찮다.
오늘의 하루 끝~
20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