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숙일기(寄宿日記) 12월 10일
오늘도 역시나 누나가 과외를 하는 동안 유튜브를 본다. 사실 2시간 동안 뭐 영화를 볼 수도 없고, 책을 읽기는 너무 지루하고, 할 게 딱히 없다. 그래서 2시간 동안 누워서 뒹굴뒹굴 거리다가 샤워를 한 다음 1층으로 내려가서 과외를 했다. 오늘은 수학을 했는데, 이번에 로그함수를 처음 배웠다. 처음 보는 건데 몇 번 연습을 하니까 쉽게 됐다. 문제는 풀이 과정 중에 가끔 하나를 깜빡해서 답이 틀린다는 것 외에는 다 괜찮고 나한테 잘 맞는 것 같아서 재밌다. 그리고 오늘은 누나가 친구들과 bukit pintang이라는 곳에 가서 친구들과 카페에서 놀기로 했기 때문에 나 역시 같이 가야 한다.
1시간을 차를 타고 도착했는데, 큰 건물들도 엄청 많고, 빌딩에 붙어있는 엄청나게 큰 화면에서 광고도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나중에 아빠한테 물어보니 이곳이 한국의 명동같은 곳이라고 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3시가 다 돼서 누나를 쇼핑몰 앞에 내려주고 우리는 다른 곳에 가서 주차를 한 다음 나와서 파빌리온 옆에 있는 몰에 갔다. 음식점들을 조금 둘러보다가 FIVE GUYS를 가서 한번 먹어보려 했는데, 햄버거가 엄청 비쌌다. 그리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음료를 17링깃(대충 6천 원)에 바가지를 씌워서 그냥 나와서 다시 구경을 조금 하다가 먹을 데가 없어서 그냥 이뿌도 라멘집을 갔다. 나는 뭐 일식점이길래 내가 좋아하는 소바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라멘만 파는 곳이어서 조금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먹기로 했다.
아빠랑 나는 다른 걸 시켰는데, 사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고 아빠는 조금 국물이 더 맵고 나는 순한 맛이였던것 같다. 그리고 둘 다 차슈가 올라가 있었다, 교자 만두도 시켜서 먹었다. 그렇게 한 30분 동안 밥을 먹고 난 후에는 아마 4시가 되어있었다.
누나는 6시에나 집에 돌아갈 예정이기 때문에 우린 1층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아서 아빠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나는 따뜻한 페퍼민트 모카를 먹었다. 아주 버르장머리 없는 직원 때문에 화가 났다. 나는 모카라고 해서 그냥 달달한 줄 알았는데, 그 앞에 써져 있는 페퍼민트를 내가 까먹었다. 첫맛은 모카가 맞지만 그 끝에 민트 향이 조금 났다. 좋은 점은 스타벅스에서는 인터넷이 되기 때문에 그 인터넷으로 지루하지 않게 남은 2시간을 누나를 기다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 가기 전에 화장실을 한번 다녀온 다음에 밖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누나를 만나서 집에 갔다. 집에 가는 길에 한 30분은 졸려서 자고 남은 30분은 깨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라멘으로 채운 배가 다 꺼져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빠한테 고기랑 비빔밥을 해먹자고 했지만 아빠는 배가 불렀는지 나 혼자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누나가 그냥 삼겹살을 구워주고 나는 밥을 푸고 김치와 고추장을 준비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사실 고기 양이 조금 많아 보여서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다 먹게 되었다.
밥을 먹고 난 후에는 중국어 숙제와 오늘 수학 숙제를 조금 하다가 수학 숙제는 내일 다 끝내기로 하고 2층에 올라왔다. 수학 숙제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이제 문제를 하나씩 풀 때 걸리는 시간이 더 늘어난 거다. 누나가 저번에 수학 문제집을 푸는걸 봤을 때 한 문제에 엄청 오랫동안 풀던데, 나도 언젠가는 그런 문제를 풀게 될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된다. 오늘은 유튜브 다운로드를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뭘 할지 궁리를 좀 해봐야겠다. 내일은 볼 것도 없으니 지루하면 그냥 구몬이나 풀려고 한다.
오늘의 하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