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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숙일기(寄宿日記) 12월 9일

책 읽는 키위새 2024. 12. 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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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 종일, 그니까 아침에 내가 일어났을 때부터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 저녁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비가 왔다. 그래서 잘 때 덥지도 않았고, 1층에서 누워있을 때도 문을 열어놔서 시원했다. 그리고 비가 그냥 엄청 많이 쏟아지는 게 아니라 차가운 비가 조금씩 오는 거라서 오늘 날씨는 최상위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오늘 아침에는 9시까지 그냥 뒤척이다 내려와서 과외 선생님이 오기 전에 빨리 1층에 내려가서 내 핸드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올라왔다. 그리고 어제 클럽하우스 인터넷을 빌려서 유튜브 다운로드한 게 있기 때문에 그걸로 2시간을 버티고 머리가 새집이 돼서 샤워를 하고 내려가서 12시에서 1시까지 수업을 했다. 오늘은 중국어를 했는데, 근데 뭔가 공부가 안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단어를 더 많이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누나표 스크렘블 에그


수업이 끝난 후에는 배가 많이 고팠는데, 아빠는 차 점검을 받으러 또 나가서 3시쯤에 돌아오고 나는 할 수 있는 요리라면 컵라면밖에 없어서 누나한테 SOS를 요청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누나가 잘하는 오므라이스를 해달라고 하려 했는데, 근데 아빠가 남은 닭죽을 먹으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닭죽을 먹었다. 근데 닭죽 안에 뭔 벌레가 있어서 내가 잡고 그리고 누나한테 스크렘블 에그를 해달라고 해서 그거랑 닭죽을 같이 먹었는데 내가 닭죽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서 조금 짰다. 

그 후에는 어제와 다르지 않게 그냥 아이패드를 보며 살았다... 그러다가 한 4시가 됐을 때 이제 더 볼 게 없어서 너무 지루하게 그냥 침대에 누워있다가 마지막 수단인 책을 찾았다. 과학 책도 있고 잡지도 있었지만 그런 거는 나중에 기숙사에서 공부 용으로 읽기로 하고 저번에 기숙사에는 가져갔지만 다른 책을 읽느라 읽지 못했던 논어를 조금 봤다. 나는 논어라고 해서 좀 읽을게 많을 줄 알았더니 이게 그냥 사람들이 했던 말을 쓴 거여서 별로 볼 게 없어서 실망했었다. 


그러다가 저녁으로는 아빠가 부대찌개를 했는데, 배가 안고팠던건지 별로 많이 먹지는 못했다. 그다음 오늘은 저번주에 수영 수업을 가지 못한 걸 보충하기 위해 클럽하우스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유튜브 저장도 조금 하고 핸드폰도 했다. 그리고 6시 30분에 친구를 만나서 수영장으로 갔다. 오늘은 월요일이라서 dry land training이 있는 날이다. 근데 수영 수업을 하기도 전에 일단 선생님이 30분 지각을 하셔서 선생님이 기다리는 도중에 모기한테 내 불쌍한 종아리만 한 15방을 물려서 아주 간지러웠다. 그것도 그거지만 내가 물린 자국을 보는 게 더 징그러웠다. 

그리고 드디어 선생님이 도착해서 수영장 바로 밑에 있는 곳에서 간단히 체조를 하고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또 바벨 운동을 엄청나게 했다. 그러다 1시간이 훅 지나가버렸는데 오늘은 원래 1시간만 하는 건지 아니면 선생님이 늦어서 그런 건지 다른 애들은 다 집에 가고 한 40분이 남았는데 집에 갔다. 근데 나는 수영을 조금 하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600미터를 돌았는데, 처음에는 별로 안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점점 근육에 힘이 안 들어가더니 아예 속도가 안 났다. 힘들게 수영을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내가 오늘 집에서 물을 가져오는 걸 깜빡했었는데, 그걸 친구 어머니가 알아서 아주 감사하게도 편의점에 들러서 물을 사주셨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에 느끼는 거지만 그 물이 없었으면 난 이미 목이 말라서 죽어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초콜릿 쿠키도 사주셔서 안 그래도 배가 고팠는데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아빠랑 만나서 집에 가려는데 누나가 우리가 보통 가는 집 근처에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타이판에 가서 코코넛을 먹고 싶다 해서 나도 말레이시아 빵인 로띠 밤을 먹고싶다고 해서 경로를 틀었다. 누나는 코코넛을 시키고 아빠는 로띠 피상이라고 빵 안에 바나나가 들어가 있는 걸 시켰다, 우리는 코코넛을 하나만 주문했는데 2개라고 직원이 잘못 알아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아빠가 먹게 됐다. 근데 아빠가 코코넛을 오랜만에 먹어서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로띠 밤 2개를 시키고 이온 음료도 시켰다. 그리고 음식이 나왔을 때는 허겁지겁 먹어치워서 2개를 아빠가 1개를 다 먹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 로띠 밤은 넓게 편 반죽 안에 설탕과 잼을 넣어서 달달하게 한 빵인데, 단걸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았지만 뭐 맛은 있었으니까 됐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다리가 힘들어서 떨고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내가 3월에 혼자서 한국에 들어간다는 소리를 들어서 물어봤더니 그 방학에는 누나가 시험이 있어서 기숙사에 있어야한다, 그래서 나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 엄마가 있는 대전에서 같이 지낸다고 해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누나 없이 혼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는 것도 아주 재밌겠지만 방학 동안 엄마랑 같이 살아서 훨씬 기분이 좋다(누나도 없이 히힛). 내일은 누나가 친구들과 어딜 가서 또 논다고 해서 또 따라가서 누나를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가서 뭘 먹을지는 기대가 된다.
오늘의 하루 끝~
2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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