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숙일기(寄宿日記) 11월 28일
오늘 아침에는 다행히 배드민턴 CCA가 없어서 그냥 평소처럼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다음 잉춘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갔다. 목요일에 나오는 나시르막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와 쉬다가 워터프런트에 있는 미술 교실로 갔다. 미술 시간은 재밌지는 않지만 그래도 선생님이 착해서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다. 오늘은 저번부터 그리던 Georgia O'Keef라는 화가의 그림 중 하나를 완성했다. 그리고 중국어 수업에서는 선생님도 이번이 마지막 수업이다 보니 그냥 이번 학기에서 배운 단어들로 퀴즈를 했다. 그리고 나는 퀴즈를 거의 다 이겨서 선생님이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이쮸를 주셨다.
또 역사 시간에서는 선생님이 자유시간을 주셔서 그냥 친구와 게임을 하면서 마이쮸를 먹었다. 점심시간 전 수업인 말레이 수업에서는 우리 학교가 배경인 드라마를 보고 그거에 대한 요약을 해야 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밌었다. 점심시간에는 좀 늦어서 줄에서 한 5분을 기다린 다음에 그제야 오늘의 점심인 파스타와 마늘 빵을 받았다. 모든 맛없는 점심 메뉴 중에서 파스타는 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맛있게 먹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다. 원래 그냥 핸드폰을 보다가 폼 타임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한 2시쯤에 눈을 감았는데 너무 몸이 무거워져서 한 5초 만에 바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상퀘하게 일어나서 폼 타임에 갔다. 오늘은 내가 관심 있는 과목에 대해서 발표를 해야 했는데, 원래 나 혼자 하지만 발표를 안 한 다른 애들도 있어서 내가 그 애들 거까지 슬라이드를 만들어줘야 해서 오늘 아침을 먹고 쉬는 시간에 열심히 슬라이드를 만들었다. 그래서 발표는 잘하고 마지막 수업인 수학에서는 한 시간 동안 계속 퀴즈를 풀었다.
학교가 끝나고 돌아올 때는 비가 왔는데, 수학 교실에서 우리 기숙사까지는 가는 길에 지붕이 없기 때문에 비를 좀 맞았다. 그리고 오늘은 잉춘이 돌아가는 날이라서 잉춘과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연도에 만나야 했다.
잉춘이 떠날 때는 비가 왕창 쏟아졌다. 그리고 한 시간 동안 영어 SAT 공부를 하다가 시환이라는 옆방 친구와 밥 먹기 전에 학교 2바퀴를 뛰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빨리 뛰어서 힘들었다. 그리고 한 1바퀴 반을 돌다가 저녁밥을 먹었다. 저녁에는 양 커리가 나왔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라서 그냥 조금 먹고 바나나 3개를 먹고 밖에 나가서 소화 겸 운동으로 남은 반 바퀴를 나키아까지 뛰었다.
나는 오늘 프렙이 없는 줄 알아서 오늘 있는 피아노 콘서트에 가지 않았는데, 선생님이 오늘 프렙이 있다고 해서 아까웠지만 그래도 싫지는 않아서 그냥 앉아서 글을 썼다. 도중에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방 훈련이 있었어서 밖에 나가서 다른 애들과 한 10분정도 기다린 후에 다시 돌아와서 프렙을 끝내고 배가 좀 고파서 저번에 시환이가 사준 불고기 라면을 만들어봤다. 나는 짜장 라면같이 물을 다 뺀 다음에 스프를 넣어서 먹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라면에서 뿌셔뿌셔 불고기 맛이 나서 맛있었다. 그걸 다 먹은 다음에 우유와 컴퓨터를 가져와서 키 크는 약을 먹은 다음에 양치와 얼굴을 닦은 다음 방에서 친구와 얘기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침대에 누웠다.
비가 시끄럽게 쏟아지는 밤에, 오늘의 하루를 끝낸다.
22시 0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