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숙일기(寄宿日記) 11월 25일
드디어 1학기의 마지막 주가 시작이 됐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잉춘과 지민이랑 밥을 먹으러 갔는데, 오늘의 아침은 그냥 볶음면, 베이컨이었다, 언제쯤 아침을 먹으러 간 보람이 있을까... 어쨌든 평소처럼 시리얼을 가지고 와서 밥을 먹었다. 요즘에는 아침에 그렇게 졸리지 않아서 그냥 누워서 방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거나 아님 그냥 누워서 핸드폰을 본다.
오늘 첫번째 수업이 드라마에선 셰익스피어가 쓴 멕베스를 연기했다. 역시나 재미없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왠지 모르게 시간이 빨리 가서 괜찮았다. 그리고 다음 학기에는 지원이 형이 캐나다로 전학을 간다는데, 이제 재미없는 수업에 활기를 돋아주는 지원이 형이 가버리면 어떡하지. 그다음 바로 수학시간이 있었다. 오늘은 챕터 10을 끝내서 간단한 테스트를 봤는데, 나는 이미 다 아는 거라서 16 문제 중에 16개를 다 맞았다. 생각해 보니 이번 학기에 본시험 중에서 말레이 시험 빼고는 거의 다 80점 이상을 맞은 것 같은데, 곧 나올 성적표가 아주 기대된다. 쉬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중국어를 30분 동안하고 체육을 했다. 오늘은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이라서 그런지 피구 반 대항전을 했다. 우리 팀에는 운이 좋게 운동을 다 잘하는 애들만 모였는데, 거기 지원이 형과 두겸이 형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무패로 9번 연속으로 이겼다. 뭔가 우리 팀에게 캐리를 받은 것 같지만 그래도 나도 꽤 잘했다.
오늘 점심은 이상한 초록 색깔의 닭과 밥을 먹었는데, 닭 맛이 이상해서 겨우 먹고 빵을 하나 가져와서 먹었는데 그 빵에 닭 냄세가 배었었다. 점심시간에는 땀을 흘렸으니 기숙사로 돌아가 바로 샤워를 하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다음 방에서 놀다가 폼 타임 반으로 갔다. 이번 폼 타임 시간에는 그냥 scrabble이라는 보드게임을 했는데, 나쁜 선생님이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을 섞어 놔서 난처할 뻔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한 명 같이 있어서 괜찮았다. 그리고 바로 옆 교실에 가서 과학 수업을 들었다. 내일이 시험이라서 선생님은 우리한테 복습을 시켜줬지만 아무도 듣질 않았다. 그래도 수업이 끝날 때 선생님이 나한테 나는 시험 잘 봐야 된다고 얘기를 하셨다. 뭔가 내가 과학에 관심이 있으니까 나한테 좀 기대를 하시는 것 같다.
학교가 끝나고는 기숙사에서 4시 25분이 되길 기다린 다음 목공 CCA를 하러 갔다. 우리는 캔디 자판기 같은걸 만들고 있었는데, 근데 나는 잘하다가 마지막에 못을 이상한데 박아서 다 망쳤다. 하지만 뭐 다음 학기에는 목공을 안 할 거니까 괜찮았다. 그리고 오늘 CCA가 끝나고 잉춘과 원래 학교 주변을 뛰기로 했는데 갑자기 잉춘이 공부를 해야 한다면서 내일 가자고 했다. 그래서 저녁 먹을 때까지 남은 30분 동안 공부를 하기는 조금 애매하니까 그냥 보스코라는 옆방 친구와 농구를 하러 MPH에 갔다. 거기서 혼자 농구를 하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가 와서 보스코와 그 친구와 폼 4에 있는 농구를 엄청 잘하는 형이랑 2대 2를 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 형이 너무 빨라서 막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한 30점 차이로 발리고 캔틴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밥은 닭 야채볶음이랑 해물볶음이 있었는데, 난 해물을 실헝해서 그냥 닭을 골랐다. 근데 먹어보니까 닭이 너무 퍽퍽하고 소스도 맛이 없었다. 그래서 한 반만 먹고 남겼다. 그 후에 기숙사로 다시 돌아와 샤워를 한 다음 저녁 점호를 하고 원래대로 프렙을 했다. 특별한 일이라면 그냥 이번 주에 기숙사에 있는 모든 짐을 다 가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 캐리어를 가지고 방에 놔야 되는 것뿐이었다. 프렙이 끝나고 이따가 배가 고플 것 같아서 컵밥을 하나 먹을까 생각을 해봤지만 지금 별로 배가 안 고파서 먹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이미 요리를 못하고 아주 배가 고프다. 그냥 배가 안 고파도 하나 꺼내 먹을걸...
이번주가 빨리 흘러가길 소망하며, 오늘의 하루도 끝~
21시 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