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숙일기(寄宿日記) 2025년 2월 17일
오늘도 아주 평화로운 날이었다.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잉춘을 깨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원래 잉춘도 알람을 맞추고 잤는데, 이제 내가 그냥 맨날 깨워줘서 나랑 같이 일어난다. 새벽 아침에는 기숙사가 아주 평화롭다. 제일 좋은 날은 일요일 저녁이나 새벽이 비가 조금 오면 제일 좋은데, 잠도 잘 오고 시원한 느낌이 나서 좋다. 어쨌든 오늘 아침밥은 볶음밥이랑 시리얼을 먹었다. 아직도 학교에서 너무 졸렸는데 그래서 오늘 돌아와서 한 40분 동안 잠을 다시 잤다.
드라마에서는 또 이상한 걸 했다. round by through라는 걸 했는데, 짝을 지어서 맥베스의 두 생각을 표현하는 거였다. 그다음 수학 시간에는 그냥 지원이 형이랑 놀았는데, 그다음에 30분 동안 숙제를 할 때 지원이 형이 말을 너무 많이 걸어서 다 못했다. 그래서 방금 끝냈다. 쉬는 시간에는 옷을 갈아입고 바로 중국어 수업에 갔다. 오늘은 스펠링이 있었다. 물론 나는 준비하지 않았지만 수업이 시작하기 전 5분 동안 그냥 뚫어져라 보고 있었더니 생각보다 기억하기 쉬웠다. 두겸이 형이 어제 공부를 했다고 긴장을 하라고 했는데 아마 다 까먹은 것 같다. 그다음에 PE에서는 먼저 헬스장에서 선생님이 하체 운동을 하라고 해서 두겸이 형이 하는 걸 그냥 따라 했다. 그다음에 필드로 나가서 끝에 있는 높이뛰기 매트가 있는 곳으로 가서 처음에는 막대기 없이 하고 그다음에 조금씩 높이를 늘렸다. 뭐 나는 해본 적이 있어서 가뿐하게 했다. 그리고 운동 신경이 없는 애들은 그냥 120cm에서 벌써 떨어졌다. 나도 이 몸무게로 이렇게 잘하는 게 엄청 신기했다. 어찌저찌 마지막 3등까지 가게 됐는데, 아부랑 두겸이 형이라서 그냥 편하게 했다. 130cm은 생각보다 엄청 높았는데, 내가 거의 완벽한 포즈로 통과를 해서 선생님이 칭찬을 해줬다. 근데 135cm에서는 너무 높아서 실패하고 내가 3등, 두겸이 형이 140cm으로 2등, 아부가 마지막에 그냥 해봤는데 150cm을 성공해서 1등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는 fish&chips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카레 치킨이 나왔다. 항상 치킨 살을 바르다 보니 이제 거의 장인이 됐다. 그리고 지민이랑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유니폼으로 다시 갈아입었다. 폼타임에서는 저번주에 내가 뭘 했는지에 대한 빙고를 했는데, 내가 혼자 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서 하는 거라서 딱 질색이었다. 그래서 그냥 대충대충 시간을 때우다가 과학을 하러 갔다. 요즘에 조금 어려운 게 나와서 잘 이해를 못 하겠다. 그리고 선생님도 한몫하고 있다. 수업을 하던 도중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화재 벨이 울려서 애들이 다 어리둥절했지만 나는 나키아 애들이 모이는 곳으로 갔다. 가던 도중에 다른 애들이랑 만나서 같이 갔다. 우리 미팅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일단 안에 들어오라고 해서 소파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다시 수업실로 돌아왔는데, 애들은 이미 다 돌아와 있었다. 뻘쭘하게 돌아와서 다시 수업을 했다.
돌아올 때 걸어서 온건지 수영을 해서 온 건지 도로가 거의 물바다가 됐다. 원래 같았으면 바로 공부를 해야 했는데, 갑자기 너무 졸려서 또 낮잠을 잤다. 잉춘이랑 지민은 CCA에 가서 나 혼자 피아노방에 있었다. 오늘은 미스샴이 준 동물 농장 책 챕터 1을 읽고 모르는 단어랑 영어 선생님이 얘기해 준 대로 에세이에서 쓸 수 있을 것 같은 단어를 다 찾았다. 아직 의미를 찾아보지는 않았다... 어쨌든 5시 55분에 잉춘이랑 뛰러 갔다. 비가 와서 시원할 줄 알았는데 바람이 안 불어서 시원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2번 정도 쉬었다. 첫 번째 바퀴는 쉬지 않고 뛰었고 잉춘이 신발끈은 다시 묶고 두 번째 바퀴는 한번 쉬었다.
그다음에 지민이랑 잉춘이랑 저녁을 먹었다. 저녁밥은 양고기가 나왔다. 맛이 없어서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았는데, 아마 이따 배가 조금 고플 것 같다. 그다음에 잉춘이랑 농구를 했다. 처음에는 사람이 많다가 다들 저녁을 먹으러 가서 갑자기 MPH가 텅 비었다. 이제부터는 리바운드를 위한 점프 강화, 림 밑에서 골 넣기, 그리고 드리블 연습 위주로 해야 할 것 같다. 뭐 꼭 AIMS에 들어가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애들이 내가 최고의 센터라고 하는 걸 듣고 싶다. 애들은 다 공격만 좋아하던데, 나는 공격보다는 다른 사람이 레이업이나 슛을 하는 걸 막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아서 수비가 더 좋다. 물론 공격을 못하는 것도 한목 하지만. 돌아와서 점호를 하고 오늘 노랑 패밀리는 저번주의 우리처럼 샘샘의 설문조사를 해야 한다. 우리는 그때 다른 애들이 와서 애들이 엄청 부러워했었는데, 오늘은 다른 애들이 다 프렙을 해서 그렇게 부럽진 않다.
오늘의 하루 끝~
20시 34분